기타 미술관, 박물관

20110525 Kring

gotemple 2011. 5. 26. 05:50

http://www.kring.co.kr/

밤에 차를 타고 지나다보면 층수를 추월한 원형 창의 창틀(마치 중세 성당의 아치볼트 같이 여러겹)이 여러 색으로 변하면서 역동적으로 반짝이는 건물을 만나곤 했다. 도대체 저렇게 '세게' 설계한 건물은 무슨 용도로 쓰이는 건물이까?라는 생각을 했다.

역시나 복합문화공간으로 쓰이는 Kring이라는 건물이었다.

1층을 대충 둘러보니 안내 데스크 뒤의 휴식 공간이 눈이 뜨인다.
야구 관람석처럼 만든 계단 위에 방석들이 아무렇게나 흩어져 있고 거기에 앉아서 터치스크린을 이용할 수 있게 만들었다. 참신하다는 생각을 했다.

2층 올라가는 계단은 끊임없이 색깔과 모양이 변하는 불빛을 보여준다. 마치 밤의 네온싸인 같다.
2층이지만 층간 높이가 높아 꽤 많이 올라가지만 변하는 불빛 때문에 전혀 지루하거나 힘들지 않다.
마치 SF 영화 속의 계단을 오르는 느낌이다. 제단을 향해 서서히 올라가는 긴장감의 상승을 느낀다.



2층에는 커피라운지와 전시실이 있는데 오늘밤 행사 준비를 하는지 분위기가 어수선하다.
커피는 2000원 이상 기부금을 받는다.

전시장에는 조성묵의 '빵의 진화'라는 전시회를 하고 있다. 빵으로 만든 것 같은 조형물들이다. 바닥에는 마른 풀 같은 것이 깔려 있는데 자세히 보니 국수가락이다. 국수 가락을 이리저리 세워서 마치 마른 풀이 깔려 있는 들판 풍경을 만들어 내고 있다. 내 시어머니나 친정어머니가 보시면 눈을 지프릴 것이다. 먹는 것 땅에 놓았다고.....

조형물들은 빵처럼 보이지만 폴리우레탄으로 만들어서 빵처럼 그을린 것이란다.
가짜빵과 땅에 깔린 진짜 국수.. '밀의 향연'이다.

3층은 지금은 공개하지 않는다고 한다.

1층부터 3층까지 확 뚫린 공간은 멋있다. 그러나 왠지 낯설다.
아마도 내가 사는 공간은 항상 층층히 질서 정연하게 나누어져 있는 공간이기 때문일 것이다.

언제 한가할 때 친구와 와서 커피 한잔 나누면 좋을 공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