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

20101021 국립중앙박물관 '능호관 이인상'

gotemple 2010. 10. 22. 18:20

 

설송도

 

 

보면 볼수록 자꾸 보게 되는 그림이다.

나무는 가지를 잘 그려야 하고 가지 끝까지 그려야 한다는 선입견을 간단히 부수는 그림이다.

그리지 않으므로써 눈을 표현하고 있다.

 

관람객이 다 빠진 고즈넉한 저녁 시간에 설송도 앞에 놓인 의자에 앉아 한참을 바라 보았다.

 

'두 개의 소나무 기둥으로 남은 사나이'(아홉컬레의 구두로 남은 사나이가 아니라)라는 생각이 든다. 나무 전체가 아닌 기둥...

 

 

한참을 앉아 있다보니 옛 생각이 났다.

 

20년 전에 미국 워싱턴에 있는 National Gallery of Art의 East Building 에서 마티스의 모로코 연작을 전시하고 있었다. 세계 각지에 흩어져 있는 작품들을 한데 모은 전시라 '일생에서 다시 보기 힘든' 기회라고 적혀 있었고 그 작품들 앞에 의자가 놓여 있었다. 평일 오전이라 아무도 없는 전시실에서 혼자 의자에 앉아 한참을 보았던 일이 생각났다.

 

왠지 처음에는 별로 였던 것들도 '일생에서 다시 보기 힘든' 기회라는 설명과 함께 작품 앞에 의자가 있으면 꼭 기억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생긴다.

 

그 압박감이 효과가 있는지 20년이 지난 지금도 기억이 난다.

 

아마 이인상의 설송도도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