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경기 사찰

20120812 파주 보광사

gotemple 2012. 8. 13. 20:02

파주 보광사는 영조가 생모인 최씨를 위해 지었다는 절이다.

이 절은 대웅전의 외벽 벽화로 유명한 절이다. 우리나라 사찰의 벽화는 대부분 흙벽에다 회칠을 하고 그린 그림이라 그 그림을 떼어 내려면 벽채 뜯어야 한다. 예전에 갔던 무위사는 그 벽채를 뜯어서 박물관에 전시를 하고 있었다.

보광사 대웅전 벽화는 나무 판에다 그린 그림이다. 나무판을 덧 대고 그림을 그린 사찰을 많지 않다.

 

서울 인근에 위치한 절이라 예전 부터 한번 가보려고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마침 가는 날이 장날이라 폭우가 쏟아졌다. 폭우가 쏟아진다고 포기했다가는 언제 또 시간을 낼지 알수 없어 폭우를 무릅쓰고 가기로 했다. 폭우가 쏟아지면 방문객들이 적어서 일요일에도 호젓한 산사의 풍경을 마음껏 누릴 수 있겠다.

 

한 30년 전에 강원도의 소금강에 갔다가 폭우가 쏟아져 근처 작은 사찰에서(금강사) 비를 피한 적이 있었다. 산사에서의 폭우가 매우 감동적이었다.

 

일주문 앞에서 차를 내려 일주문을 쳐다보니 무엇인가 이상하다. 자세히 보니 일주문 기둥은 철근 기둥이다. 철근에다 색을 입혔다. 일주문의 공포도 무엇인가 어색하다. 전통식이 아니라 많이 변형된 모습이다.

 

 

 

일주문을 지나 절로 올라 가는 길 오른쪽에는 계곡이 있고 왼쪽에는 식당들이 있어 계곡을 내려다 보며 밥을 먹을 수 있게 되어 있다. 한 20여년 전 서울 근교 산에 이런 식당들이 많았다가 다 없어졌는데 여기는 아직도 있다.

 

폭우가 쏟아지는 터라 계곡 주위에서 밥 먹는 사람들은 없었지만 그 비오는 상황에서도 물놀이를 하는 젊은이들이 있었다. 젊음이 좋기는 하다.....

 

우리나라 사찰을 처음 다닐 때는 오직 대웅전과 국보나 보물들 만이 눈에 들어 왔지만 요즘에 들어서는 진입로와 뒷산이 더 눈에 들어 온다. 사찰의 분위기를 만드는데는 인간이 세운 인공물보다 자연이 더 많이 좌우하는 것 같다.

 

보광사의 진입로는 경사가 있으면서 크게 길지도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기대감을 가지게 한다.

 

진입로 끝에서 제일 만나는 것은 화장실....

 

그리고 대웅전과 최근에 조성 된듯한 납골당인 영각전 가는 길이 갈라져 있다.

대웅전 가는 길로 들어 서니 식당인듯한 후원을 지나 요사채가 나오고 요사채를 지나니 왼쪽으로 대웅전이 보인다.

 

 

사찰 진입이 다른 사찰과는 달리 루를 지나지 않고 옆으로 들어가게 되어 있다. 대웅전 앞에는 만세루라는 것이 있는데 루라기 보다는 요사채처럼 보였다. 만세루 앞에는 오래된 목어가 매달려 있다.

 

 

 

만세루에서 쳐다보는 대웅전은 근사하다. 나름대로 정성들여 지은 전각이다.

정말 책에서 본대로 대웅전 외벽에는 큼직한 벽화들이 그려져 있다. 나무에다 그렸다는 사실외에도 그림 내용 자체가 흔하지 않은 그림이다.

 

.

 

 

 

 

그림을 자세히 들여다보니 약간의 양감이 있다. 그냥 평평한 그림이 아니다.

또한 외벽화는 대부분 위 아래로 칸을 나누어 그리는 경우가 많은데 여기는 통째로 그려 그림이 매우 크다;

 

대웅전을 들여다보니 천정에도 그림들이 제법 많다. 불단의 위치가 앞으로 많이 나와 있고 닫집이 커서 우물천장 부분은 많지 않다. 수미단은 생각외로 장식이 없다. 최근의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나무가 오래 된 것 같지가 않다.

 

대웅전에 한참 앉아 있었다.

비오는 관계로 사람들이 많지 않아서 대웅전에 앉아 비오는 소리를 들었다.

 

대웅전 앞 만세루에는 비싸 보이는 카메라 장비와 삼각대를 설치하고 사진을 찍는 두 분이 있었다.

무슨 장면을 기다리는 지 한장 찍고 기다리고 촛점 맞추다가 다시 기다린다.

예전에는 이런 분들을 보면 참 인내력이 좋다고 생각했지만 지금 생각해 보니 이 분들은 그저 비오는 산사의 이 순간을 즐기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어쩌다 나온 좋은 사진은 그저 부수입이고....

 

응진전, 산신각, 관음전을 둘러 보고 내려 오다보니 만세루를 통해 올라가는 작은 길이 있었다.

작은 개울물을 건너는 돌다리를 건너 만세루 로 올라가는 길이 보이지만 아무도 그 길로 다니지는 않았다.

 

하루종일 내리는 비를 쳐다보며 내려 오는데 계곡에는 아직도 젊은이들이 비를 맞으며 놀고 있다.

'좋은 시절'이다.... 생각해 보면 나는 그 시절에도 비 맞으며 놀 생각을 하지 않았었다.

 

http://www.bokwangs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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