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절에 대한 이야기을 언젠가 소설에서 읽은 기억이 있다. 출가하는 동자승이 지루한 길을 걸어 절에 도착하는 장면이 있었는데 이제는 소설 제목도 잘 생각나지 않는다. 사실 그 문장에 등장하는 절이 이 절인지도 확실치 않다.
버스에서 내려 걸어 들어 가는 길은 한 참 걸린다. 멀리 청계산이 보이는 땡볕길도 걷고 경사가 급한 길도 걷게 된다. 사찰로 향하는 아스팔트 길 옆에는 영락없이 숲 속 산책길도 있어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여전히 의심을 떨치지 못하고 아스팔트 길로 갔다.
이 사찰에는 일주문이 없고 이름을 크게 적은 커다란 돌이 일주문을 대신하고 있었다. 일주문의 여러 기능중의 하나가 사찰명을 적은 현판을 거는 것이다.
경내에 들어서니 오른쪽으로 부도밭이 보이는데 최근에 조성한 것 처럼 보인다. 부도의 모양과 부도와 짝을 이루는 비의 모양이 매우 현대적이다. 아마도 경허선사가 젊은 시절에 머물렀던 사찰이라 선사와 그 제자들의 부도를 새로 모신 것 같았다.
절마당으로 향하는 방향으로 숨을 막히게 하는 경사 급한 계단이 보인다. 무릎이 좋지 않아 내려 오는 것은 자신이 없지만 올라 갈수는 있었다. 계단 꼭대기에는 양쪽에 사청왕 석상이 있었다. 이 계단이 사천왕문을 대신하는 것 같았다.
계단을 다 오르니 화강암을 반듯하게 깔은 마당이 나오고 그 계단이 또 보인다. 두번째 계단 위에 화강암 마당이 보이고 석축 위에 극락보전이 보인다. 석축에는 돌로 만든 부조들이 보이는 데 자세히 보니 팔상도였다. 석조부조인 팔상도는 처음 보았다.
중앙에 있는 극락보전은 생각보다 단출하고 작았다. 공포도 익공계이다. 극락전 왼쪽에 있는 전각은 이름도 걸려 있지 않지만 오래 되고 구조는 요사채처럼 보였다. 과거에 단출한 극락전과 작은 요사채 정도의 작은 절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극락보전 오른쪽으로는 큰 와불이 보인다. 와불 뒷쪽에는 작은 불상들을 모셨다.
절을 한바퀴 돌아 본뒤 첫번재 마당 구석에 있는 카페에서 커피를 사서 마시며 경치 구경을 했다.
월요일에도 불구하고 여기까지 와서 나처럼 커피마시는 분들이 꽤 있었다.
내려올 때는 숲길로 내려왔다. 담양에 있는 메타세콰이어길에 못지 않은 메타세콰이어 나무 사이를 걸어 내려 왔다.
청계사에는 돌들이 너무 많다.
특히 돌마당과 화려한 석축. 사찰에 사는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돌마당이 편리하겠지만 나는 비오면 패이는 흙마당이 더 좋다. 또 기계로 정교하게 깍은 석축보다는 대충(?) 다듬은 자연석 석축이 더 정감이 간다. 그것이 내가 전통사찰에서 기대하는 것이다.
의왕시에서 조성한 숲 공원
부도
사천왕상
첫번째 마당
두번째 마당
극락보전
팔상도
와불
와불 후면
내려 오는 숲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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