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에 차례를 지내고 오후에 가평에 있는 백련사를 방문했다.
차가 밀려서 너무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그냥 하루 템플 스테이를 하기로 했다.
추석이라 에약을 하지 않아도 방이 있었다.
가자마자 옷 갈아 입고 저녁 식사를 마친 후 간단한 사찰 예절을 배웠다.
휴식형 스테이라도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심심하니 저녁에 108배를 한단다.
사람이란 '제복'을 입고 단체 생활에 들어가면 하기 싫어도 어떨결에 따라하는 습성이 있나보다.
108배 하기 싫어하는 아이들이나 남편도 어떨결에 108배를 하게 되었다.
BTN에서 많이 보던 108배 DVD를 보며 따라하니 지루하지 않게 할 수 있었다.
(요즘에는 동영상에다 절하는 시절이다.)
남편은 그 동영상 좋다며 우리도 사자고 했다.
인터넷에서 무료로 볼 수 있다고 알려 주었다.
처음 108배를 한 남편이나 아이들은 힘들어서 일찍 잠이 들었다.
다음날 아침에 6시에 일어 났다. 6시 30분에 아침 공양을 주니 4시에 하는 아침 예불은 빠지더라도 밥은 먹어야 하기에 일찍 일어날 수 밖에 없다. 아이들이 6시에 일어난 것은 처음이 아닌가 생각된다.
아침 식사후 좀 쉬었다가 다시 7시 30분까지 모여 간단한 교육을 받고 8시부터 산행을 시작했다.
이 사찰의 자랑인 잣나무 숲을 걷는 것이다. 숲길 걷기라고 해서 간단하게 생각했는데 그'숲'까지 가는 길이 경사가 심한 산길이었다.
아마도 수확한 잣을 실어 나르는 길일 것 같은 포장된 길이었지만 경사는 무척 가파라서 거의 등산 수준이었다. 다만 차들이 다니지 않으니 그건 좋았다. 또 아침 구름에 쌓인 산 전경은 너무 멋있었다. 동양화 그 자체였다.
잣나무 길도 너무 좋았다. 빽빽한 원시림을 걷는 기분었다. 잣 냄새가 은은하게 풍겼다.
목적지에 도착해서는 나무데크로 연결된 길에 앉아 좀 쉬었나 내려왔다. 여름에는 이곳에 앉아 명상도 한단다. 우리는 그냥 휴식형 스테이라 쉬기만 했다.
내려 오는 길도 만만치 않아서 결국 일행 중에 제일 늦게 내려왔다. 왕복 6.5Km 정도 걸었는데 너무 힘들었다. 이른바 '저질 체력' 가족이라는 생각을 했다.
내려와서는 방에 들어와 '떡실신'이 되어 누워있다가 점심을 먹었다.
점심 먹고 나서도 청소를 하고 퇴실해야 하는데 엄두가 나지 않아 더 누워있다가 나왔다.
프로그램 운영하는 분이 다음에 와서는 휴식형 말고 프로그램형을 하라고 하신다. 휴식형이 이 정도면 프로그램형은 우리 가족에게는 무리이다.
이 사찰은 창건된지 10여년이 조금 지난 새 절이다. 젊은 사람들이 템플스테이 하기에는 최적 환경인 것 같다. 전각에 단청을 하지 않아 젊은 사람들의 거부감을 줄이려고 노력했단다.
사찰 규모가 크지 않지만 아늑하고 분위기가 좋다. 또사찰 주변에 잣나무가 많아 산행하기가 좋다.
템플스테이 장소도 현대적이다.
합동으로 자는 방에는 한사람당 사물함도 있고 가족방에는 화장실이 달려 있다.
저녁 늦게 도착해서 휴식형이라기에는 빡빡한 일정이었지만 좋은 시간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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