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스님께서 머물러 계시던 불일암은 송광사에서 20분쯤 올라 가면 있다.
다른 스님의 수행처이기에 4시까지 개방한다는 소리에 숙소에 짐을 풀고 부리나케 올라 갔다.
불일암에 올라 가는 길은 정말 좋다. 소나무와 편백나무가 우거진 조용한 숲길이다. 무소유 길이라는 팻말도 보인다.
거의 다 도착해서 마지막 관문인 대나무 숲을 지나니 불일암이 보였다.
절에서는 불을 제일 무서워 하기에 불에 잘 타지 않는 대나무나 동백나무를 절 주위에 심는다고 한다.
다른 암자와는 달리 단청도 없는, 넓은 마당 대신 텃밭이 있는 소박한 암자이다. 곧곧에 '묵언'과 '문을 열지 말라'는 팻말이 붙은 암자 전면에 낡은 의자 위에 방명록과 스님의 사진이 있다. 정말 감동적이었다. 역사속의 어느 훌륭하신 스님보다 나의 삶의 시간과 조금이라도 교차착했던 스님이시라 더 감동적인 것 같다.
스님의 유골이 뿌려진 후박나무는 푸르게 푸르게 하늘을 향해 뻗쳐 있다. 점점 화려해지는 다른 스님들의 부도들과 달리 부도 없이 수목장을 미리 선택하신 스님의 헤안이 존경스럽다. 나도 죽으면 수목장을 하고 싶다.
토요일이지만 참배객들이 많지는 않다. 조용히 사진 찍고 의자에 앉아 풍경을 바라보고 있었다. 휴게 공간에는 포도와 마실 물이 준비되어 있었다.
깊은 산 속에 위치한 이 작은 공간에서 스님은 어떤 자유를 누렸을까?
위 지도는 다음지도를 수정한 것임
편백나무
대나무길
사람들의 발길에 드러난 대나무 뿌리. 이제야 알았는데 대나무는 뿌리에도 마디가 있다.
이 의자를 쳐다보는 50살 넘은 아줌마들의 눈가에는 눈물이 맺혔다.
후박나무 아래..
통나무를 잘라 만든 멋진 탁자와 의자
이곳에는 친절하게도 포도가 있었는데 의자에 앉아 포도를 씹으며 민망한 눈물을 감추었다.
제7대 자정국사 묘광탑. 불일암은 원라 이 부도를 지키는 자정암이었다고 한다.
송광사의 암자들은 조계산 자락에 흩어져 있는 국사들의 부도를 지키는 임무를 가지고 있었단다.
법정스님의 안식처. 후박나무
여름철 사워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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