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등명낙가사를 순례한 후 버스 한 정거장 위치에 있는 하슬라아트월드에 갔다.
이 곳은 '알쓸신잡'이란 TV 프로그램에 나왔던 곳인데 다른 전시관을 가기 위해 동굴처럼 생긴 공간을 기어 들어 가던 장면이 내게 인상 깊게 남아 있었다. 일반적인 미술관은 아니군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저 아이들을 위한 공간이 아닌 모든 관람객들이 기어 들어 가야 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가서 보니 구경거리가 무척 많았다. 그저 잠깐 들려보는 미술관이 아닌 하루종일 '놀아야'하는 곳이었다.
인터넷에서 검색하니 입장료가 만원이었는데 현장에 가보니 아비지 미술관 포함 13000원 옵션이 있었다.
물론 아비지 미술관을 빼고 볼수는 있지만 '여기까지 왔는데'하며 다 보기로 했다.
'하슬라'라는 말이 강릉의 옛 지명이듯이 '아비지'도 백제의 건축가 이름이란다. 신라 황룡사 9층 목탑을 설계했단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오래 전 국사책에서 본 듯도 하다. 원래 뮤지엄 호텔 아비지동에 특별 전시관을 들었단다.
둘 다 우리 말 같지 않다.
이 아트월드를 다 보고 나니 잘 왔다라는 생각이 제일 먼저 들었다.
그리고 이곳은 조각가들의 천국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늘 보면 유명한 화가나 조각가들의 사후에 작품 때문에 자식들간 재산 싸움이 일어나고 그렇지 않은 경우 자식들에게 그 작품들을 처리해야 할 의무를 지우는 경우가 많다. 화가들도 그렇지만 조각가 자손들이 아무리 재산이 많다고해도 부모의 작품을 다 들고 있을 수는 없다. 관리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제일 많이 하는 행태가 기증을 해서 미술관을 세우는 것인데 그 경우도 이상하게 끝나는 경우가 많다. 기중만 받고 창고에 쳐 박아 두는 경우도 있다.
얼마 전 방문했던 종로구 박노수박물관은 작품과 함께 화가가 살던 집까지 기증해서 미술관으로 사용하고 있다. 아주 좋은 예이다.
그러나 조각가에게는 더 많은 공간이 필요하다.
하슬라 아트 월드를 세운 분들은 그런 문제를 깔끔하게 처리했다. 넓은 땅 사서 마음껏 작품활동하고 현대 미술관 세워서 자신들의 작품과 함께 다른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하고 호텔까지 세워 미술관이 경비 부족으로 문 닫을 걱정 없게 한 것이다. 누구 말대로 자손 대대로 이어갈 수 있는 곳을 만든 것이다. 또 방문하는 관람객들에게는 예술적 감성을 마음껏 누릴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초중생 아이들이 오면 상상과 창의성이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보여 줄 수 있는 곳이다.
그리고 이 미술관의 특징은 관람 동선이 딱 정해져 있다는 것이다. 관람객들의 자유로운 방황을 허용하지 않는다. 화살표대로 가야 한다.
자유롭게 방황하다가는 길을 잃는다. 한번 본 곳을 다시 보려면 거슬러 가야하는데 중간중간 표의 태그를 제거해서 재입장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또 다른 특징은 작품에 설명서가 없다는 것이다. 아비지 갤러리는 작품에 설명서가 붙어 있지 않고 아이패드를 준다. 아이패드에 작품에 대한 설명서가 있어서 아이패드를 들고 다니며 작품 감상을 할 수 있다.
http://www.haslla.kr/web2018/main.php 홈페이지
https://blog.naver.com/ar2270 하슬라 아트월드 블로그
http://100.daum.net/encyclopedia/view/89XX74800086
https://blog.naver.com/ar2270/221328800892 아비지 미술관 설명
대중교통으로는 강릉역에서 한시간에 한번씩 버스가 있다.
윗층은 호텔이다.
미술관은 주로 1층과 지하, 야외에 있다.
철조망도 멋있게. 철조망 역할을 하는데 작품인지 철조망인지 횟갈린다.
지하 미술관은 오른쪽 건물 지하에서 동굴을 통과해 왼쪽 건물로 이어진다.
아마도 동굴이 도로 밑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관람객이 지상에서 들어가는 길은 없다.
미술관 입구
표를 사고 나면 바로 레스토랑이다.
점심 시간에 가서 일단 먹고 시작했다.
음식값은 비싼편. 그러나 전망은 최고...
http://www.haslla.kr/web2018/sub2/2_sub5.php
레스토랑 안의 작은 문을 지나 계단을 오르면 아비지 갤러리이다.
원래 호텔동이라 입구가 좀 이상하게 되었다.
우리집 유리병을 모으면 쓰레기지만 미술관에 모안 놓은 와인병은 설치예술이 되었다.
입구에서 설명서가 들어 있는 아이패드를 빌려 준다.
아이패드설명화면
이 갤러리의 특징은 그저 작품만 보고 가는 것이 아니라 아래 레스토랑에서 음료수를 사가지고 와서 의자에 앉아 천천히 즐기면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저 탁자와 의자는 작품인 동시에 휴식 공간이다.
앉을 수 있는 작품.
밖으로 나가면 선인장을 심은 공중 정원이 나온다.
천년초테마로드
정원에는 선인장, 신사임당, 이이의 반신상이 있다.
선인장이 겨울 잘 버티는지 궁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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