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송미술관에 가려고 집을 나서는데 폭우가 쏟아졌다.
그렇지 않아도 중국 회화라 이번 전시회에는 방문객들이 적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이 폭우에 더 한산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술관에 도착하니 예상대로 한산해서 이 미술관에 와 본지 처음으로 줄 서지 않고 들어갔다.
이번에는 '서비스 제로' 미술관의 악명(?)을 벗고자 했는지 마당에 도록 판매대와 이동 화장실을 마련했다.
이번 전시의 주제는 사에게 영향을 준 중국 회화라 모두 다 처음 보는 그림들이었다. 도록에서조차 본 적이 없는 그림들이다. 나의 동양화에 대한 지식이 아직 중국화에까지 이르지 못한지라 낯설었다.
같은 동양화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화가들의 그림과 분위기가 달랐다.
중국화가 더 차분하고 정적인 것 같았다. 역동적이기로는 역시 정선의 그림이 최고이다.
또한 추사가 아끼던 그림과 그에게 영향을 준 그림들을 열심히 모은 간송에 대한 찬탄을 금할 수 없었다.
도록을 열심히 읽어 공부 좀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개인적으로 이진의 '군작서송(까치무리가 소나무에 깃들다)'과 7인이 합작한 서애생일도가 마음에 든다.
군작서송은 그림이 작으면서도 섬세하고 구도가 특이하고 서애생일도는 공간의 확장성과 섬세함이 마음에 든다.
날이 흐려서 그런지 실내가 어두워 자연채광에 의존하는 미술관의 빈약한 조명 때문에 그림들이 잘 보이지 않은 것은 안타가운 일이다.
미술관을 나서 걷는데 폭우에 한꺼번에 떨어진 은행나무 잎이 도보를 덮고 있었다.
이제 완연한 가을이다.
군작서송(미술관에서 산 도록에서 촬영)
서애생일도(미술관에서 산 도록에서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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