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여행

20100815 서울 광진교

gotemple 2010. 8. 18. 03:44

지난 일요일 아이들을 데리고 친정에 가서 저녁을 먹었다. 식사 후 저녁 산책을 하다가 보행교로 재개통된 광진교 위를 걸었다.

 

무더운 여름밤 임에도 불구하고 시원한 바람을 느낄 수 있는 다리 위를 걸어 본지가 얼마나 되었을까?

 

서울에 살면서 한강 다리 위를 무수히 오고 가지만 정작 걸어보는 경우는 거의 없다.

 

다리 위를 걷다보니 보행교 답게 곳곳에 벤치가 있고 (앉으면 음악이 나오는 뮤직벤치까지) 화단이 있어서 다른 다리를 걸어서 건널 대 느끼는 단조로움을 피할 수 있었다.

 

한참 걸어 다리 중간에 오니 신호등이 있는 건널목이 있었다.

한강 다리 위의 신호등이라... 잘 모르지만 다리 중간에 신호등이 있는 한강 다리는 광진교가 유일하지 않을까? 천천히 달리는 모범 운전자들도 한강 다리 위만 올라갔다하면 속력을 내곤 하는데 처음 오는 운전자들을 놀래키기 딱 좋다.

 

건널목을 건너 다리 아래로 내려 가는 계단을 지나니 다리 밑에 관망쉼터가 나온다. 음료수라도 팔 줄 알았는데 그냥 관망대 뿐이다. 역시 한강 다리를 사수하는 사람(?)이 그 저녁에도 임무를 수행하고 있을 뿐이다.

 

관망쉼터 바닥에는 군데군데 유리로 되어 있어 시커멓게 흐르는 저녁 한강물을 볼 수 있었다. 전시장에는 간단한 사진 전시회와 여기서 찍었다는 드라마 '아이리스' 소개 영상이 끝없이 흐르고 있었다.

와우 동네 산책로 치고는 정말 최고이다.

 

내가 기억하는 광진교는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아슬아슬한 분위를 풍기던 다리였다. 세월이 좋아져서 부수고 다시 지어 보행자와 자전거 통해 위주로 설계했단다.

이 관망 쉼터를 가려면 '걸어야'한다. 다리 중간이라 주차할 곳이 없다.

 

 

오래 전에 미국에 체류할 때 '공공 시설의 부유함'에 놀란 적이 있다. 입장료 내지 않는 시설들이 너무도 부티를 내고 있어 이런 것이 부자나라구나 하고 생각한 적이 있다.

 

엄마따라 아무 생각없이 관망쉼터에서 한강을 바라보는 아이들에게는 이런 것들이 당연하게 느껴질 거다. 그들에게는 '입장료'의 개념이 없으니까.

 

어릴 때 늘 삭막했던 공공시설들에 익숙해져 있는 나는 이런 부티나는 공공시설이 고맙기만 한데 아이들은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인다. 나와 아이들의 세대차이일거다.

 

내가 사는 동네의 개천 주변도 잘 정비되어 있어 늘 고마웠는데 광진교는 그것에 비교할바가 아니다. 일단 규모에 있어서 비교가 되지 않는다. 개천물과 한강물....

 

 

http://www.riverview8.co.kr/

'일반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01107 2. 미당 서정주기념관  (0) 2010.11.12
명칭  (0) 2010.10.26
기행문 쓰기  (0) 2010.03.18
20090504 2. 갯골생태공원  (0) 2009.05.07
20090504 1. 시화호  (0) 2009.05.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