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산서원에서 시간을 많이 보냈기에 하회마을에서는 천천히 돌아볼 시간적인 여유가 없었다.
사실 하회마을은 내가 대학 다닐 때 MT를 갔던 곳이다. 정확히 말하면 내가 다니던 대학이 아닌 동생 대학에서 갔던 캠프에 살짝 끼여서 갔던 곳이다. 그 때는 마을 내에 있던 초등학교에서 잠을 잤는데 이번에 보니 그 초등학교는 없어진 것 같다.
그 당시에는 마을의 기와집들 중에 개방한 곳이 별로 없어서 그 때도 담벼락과 외관만 멀리서 보았는데 이번에는 시간이 늦어서 담벼락만 보았다.
세월이 흘렀어도 마을 앞 부용대는 그 때나 지금이나 멋있고 백사장도 그대로다.
마을 전체는 완전히 관광단지로 바뀐 듯한 모양이다. 실제 거주자보다는 관광객들이 더 많아 보였다. 또 조그마한 민박용 초가도 많이 들어선 것 같다.
다음을 기약하면서 근처 식당 옥류정(식당 밖에는 욘사마가 다녀간 식당이라고 쓴 큰 현수막이 있다.)에서 그 유명한 안동간고등어정식을 먹고 식당 앞에 있는 '예술관'이라는 곳을 간단하게 구경을 했다. 아마도 하회마을의 거주자(아마도 하회 마을에 마지막 남은 선비의 후예이신 듯) 가 자신이 모은 골동품과 자신의 작품을 전시하는 곳 같았는데 운이 좋았는지 주인할아버지의 즉석 그림을 받았다. 요즘 학교에서 동양화를 배운 아이들은 할아버지의 그림 솜씨에 넋을 잊고 바라보았다. 단 한가지 색 먹으로 화분에 심어진 난을 멋지게 그리셨다.
예술관을 돌아보니 방금 그려서 말리고 있는 듯한, 표구도 하지 않은 그림들이 많이 있다. 파초도가 유난히 눈을 끈다.
그야말로 '운수 좋은 날'이다.
언제 다시 한번 방문해서 찬찬히 마을을 돌아보고 아이들이 하고 싶었던 '한지만들기'도 해 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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