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yongkungsa.or.kr/200/03.htm?mode=list&ca_name=&page=2
아침 식사를 하고 근처에 있는 용궁사를 가보기로 했다.
부산에 사는 친구도 아직 가보지 않았단다. 원래 그렇다. 자신이 사는 동네의 명소는 굳이 가보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는다. 서울에 사는 나도 아직 남산 타워에 가보지 못했다.
용궁사의 이미지는 한마디로 'compact' 하다는 것이다.
바닷가 작은 만처럼 생긴 절벽 위에 많은 건축물을 모아 놓았다.
내가 보기에는 너무나 많은 상징과장식물을 모아 놓은 것 같다.
좁은 공간에 건축물이 많다보니 관광객이 조금만 와도 정말 북적거리는 느낌을 받는다.
다른 사람들과 어깨를 부딪히며 구경하는 것이 이 절의 묘미인 것 같았다.
사찰의 진입로에는 일주문이나 사천왕문과는 12지신의 석상들이 한족에 늘어서 있고 건너편에는 현대 석조각들이 뜸금없이 서 있다.
그 곳을 지나면 갑자기 원나라풍의 교통안전기원탑이 뜬금없이 보인다.
그 탑을 지나 계단길에 들어서면 계단길 양쪽에 석등이 좌악 들어서 있는데 정말 많이 있다.
그 많은 석등을 보는 순간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석등으로 계단을 장식하려 했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어김없이 석등에는 보시자들의 이름이 새겨져 있었다. 얼마나 보시를 해야 이 석등에 이름을 새길 수 있을지 궁금했다.
홍룡교를 지나니 대웅보전이 보인다. 2007년에 신축한 건축물이니 정말 새것 같다.
다포계 공포에다 팔작지붕이다. 기둥을 만져보니 그래도 기둥은 나무인 것 같다. 요즘 새로 짓는 사찰 중에는 기둥이 콘크리트인 경우도 많다.
내부를 보니 역시 '과잉 장엄'이라는 생각이 든다. 측벽까지 확장된 닫집이 있고 나무 비천상을 만들에 천정에 달아 놓았다.
요즘 신축하는 전각들은 닫집을 많이 확장하는 것이 대세인 것 같다.
대웅보존을 지나니 용궁단이란 전각이 있다. 바닷가 절이나 특별히 용을 모시는 전각을 만들었나보다. 익공계 공포에 팔작지붕이다.
용궁단과 대웅보전 사이에는 포대화상이 있다. 요즘 새 사찰들이 즐겨하는 아이템이다. 중국풍이라 내가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좁은 지형 안에 정말 이리저리 많은 것(지하샘, 관음상, 비룡상, 원통문) 들을 늘어 놓아 마치 놀이 공원에 가서 이리저리 구경하는 기분이다. 또 많은 사람들 때문에 구경에 속도감까지 붙어 정신없이 돌아다니며 구경하다보니 어느새 절 밖에 나와 있는 내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다.
느긋하게 머물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는 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