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여행

20120325 8. 익산 나바위 성당

gotemple 2012. 3. 26. 20:26

http://www.nabawi.or.kr/default.asp?pagecode=m01s01

 

나는 불교 신자이지만 성당 건축에 관심이 많다.

그러나 내가 일부러 성당을 보러 다닐 기회는 많지 않다.

이 모임이 아니면 기회가 전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여행 계획을 짤 때 오래된 성당을 꼭 포함 시키려 노력한다.

벌써 이 모임을 통해서 네번째 성당을 보게 되었다. (성공회 강화성당을 포함해서..)

 

나바위 성당은 김대건 신부가 마카오에서 공부를 한 후 신부가 된 후 처음 조선 땅에 와서 발을 딛은 곳에 세워진 성당이다.

작년 가을에 갔던 공세리 성당과 분위기가 비슷한 것 같았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 보면 나바위 성당은 한옥과 서양식 벽돌 건물이 교묘히 혼합된 독특한 건물이다.

처음 건축될 때는 100% 목조 건축이었으나 후에 벽돌로 대체되었다고 한다. 벽채까지는 벽돌식이고 지붕이 한옥의 팔작 지붕이다.

내부는 특이하게도 삼랑식이 아니라 가운데 기둥이 죽 늘어서 있어서 실내를 좌우로 나누고 있다.

남녀칠세부동석 시절에 서로 나누어 앉지 않았을까 혼자 추측하면서 웃음이 나왔다.

성당창은 스테인드 글라스가 아니라 한지 글라스이다.

제대 부분은 간결하면서도 위엄이 있게 장식되었다.

전면 중앙에 걸려 있는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님 상을 보니 가슴이 쿵 내려 앉는다.

2000 여년이 지났건만 그의 고통과 이 지구 위의 인간의 고통은 아직도 진행 중이다.

 

성당 앞자리에 한참 앉아서 분위기를 만끽했다.

사람이란 주위 공간에 예민해서 그 공간이 주는 영향에 반응하기 마련이다.

고요와 평화.. 우리가 절이나 성당을 찾는 이유일 것이다.

 

성당을 나와 십자가의 길을 거쳐 망금정에 올랐다. 봄바람이 제법 불었지만 망금정의 경치를 놓칠 수 없었다.

이 성당의 십자가의 길 조각상들은 석조 부조상이다. 검은 색 돌 위에 새겨진 파워풀한 표현력이 마음에 든다.

 

망금정은 전통 한국식 정자이다. 익공식 공포에 소로까지 장식한 예쁘고 앙증 맞은 정자이다.

망금정에서 금강이 내려다 보인다고 했는데 제일 먼저 보이는 것은 비닐하우스들의 물결이다. 강과 비닐하우스가 구분이 가지 않을 정도이다.

 

성당의 십자가 길이 주는 또 하나의 위안이 있다면 친구들과 함께 조곤조곤 말을 나누며 걷는다는 것이다. 벌써 거의 30년 째 보는 얼굴들이어서 서로 늙어 간다는 것을 느끼지만 그 순간 만은 마치 30여년전의 우리들 자신인 것처럼 느껴진다. 내게 달린 남편과 아이들을 잠시 잊고 오직 우리 자신만을 느끼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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