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을 먹고 오후에 서울로 올라 오려고 하다가 하루 더 묵기로 했다.
그리고 상원사 위에 있는 중대 사자암과 적멸보궁을 다녀 오기로 했다.
월정사에서 버스를 타고 상원사까지 가고 거기서부터 걸어 올라가기로 했다.
상원사에서 사자암까지 가는 길도 쉽지만은 않은 길이다. 계속 이어지는 계단길이 좀 힘들었다.
그러나 눈이 오는 이런 날씨에도 주말이라 그런지 사람들이 매우 많았다.
사자암 근처에 가니 전나무들이 더 울창하고 그 크기가 매우 컸다. 아마도 성지 근처라 수목들이 더 잘 보존되어 있는 것 같았다.
사자암은 계단식 건물로 유명한 암자이다. 비탈진 곳에 필요한 공간을 만들자니 그런 형태의 암자가 되었을 것이다. 높은 위치를 감안하여 모노레일이 있는데 이곳 모노레일은 사람도 이용하는 것 같았다.
사자암의 비로전 내부는 매우 화려했다. 내부에 가득찬 황금 부조는 정말 화려했다.
사자암을 지나 적멸보궁으로 향했다. 계단으로 말끔히 정리되어 길이 험하지는 않았지만 역시 힘들었다.
길 가 석등 안에 있는 스피커에서 흘러 나오는 '석거모니불' 염불에 맞추어 올라 갔더니 좀 덜 힘든 것 같았다.
적멸보궁은 정말 자그마한 전각이다. 석가모니의 사리가 여기 모셔져 있다는 것은 알지만 정확히 어느 장소에 모셔져 있는지는 모른단다. 사진 찍고 들어 가서 절하고 나왔다.
내가 나이 마흔 넘어 나의 종교로 불교를 선택해는데 그 이유는 불교 심리학에 끌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막상 은퇴하고 본격적으로 절에 다니면서 느낀 한국불교의 현실은 '체력'이었다.
우리나라 절에서 신심의 정도는 제일 먼저 '체력'에서 나타난다. 예불부터 시작해서 모든 기도는 절에서 시작해서 절로 끝난다. 비신자들이 힘들거라고 생각하는 108배는 아무것도 아니다. 일단 기도를 시작하면 하루에 200-300배 정도는 하는 것 같고 절 안할 때는 꿇어 앉는다. 또 삼천배를 했다는 분들도 꽤 된다. 나도 언젠가는 삼천배에 도전해야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압박감을 받기도 했다.
모든 성지순례는 등산이 기본이다. 차로 갈수 없는 곳일수록 더 성지이다.
(아마도 최고의 기도발 또는 성지는 5시간 정도 걸어 올라가야하는 설악산 봉정암이 아닐까 생각한다. 고3 엄마로서 당연히 갔다와야 한다는 압박감을 요즘 받고 있다.)
그것도 성에 차지 않는지 사자암에는 매달에 한번씩 적멸보궁까지 가는 삼보일배 법회가 있었다.
적멸보궁 가는 길에서도 '완전 무장한' 등산객들을 무색하게 하는, 부러진 나무가지를 집고 올라 오시는 할머니들을 보았다. 어떤 소원을 안고 적멸보궁을 향하는지는 모르지만 그 연세에 적멸보궁에 오를 수 있는 체력을 가지고 있다면 이미 그 소원은 적어도 반쯤은 이루어진 것이 아닐까?
적멸보궁 올라가는 길에 삼보일배를 마치고 내려 오는 분들과 마주쳤다. 무엇인가를 성취한 듯한 표정으로 내려 오는 사람들의 얼굴에서 기쁨을 보았다.
내가 속한 조계종은 깨달음의 방법으로 '간화선'을 적극 추천하지만 간화선은 레벨이 좀 되는 분들이 시도할 방법이고 일반적인 사람들에게는 절과 기도와 행선(걷기)이 수행의 시작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사자암 가는 길의 눈 덮인 계단
사자암 근처의 우람한 전나무
사자암
비로전 내부
지혜의 보살인 문수보살은 사자와 함께 나타난다.
무수한 문수동자와 사자가 표현되어 있다.
중대 사자암의 삼성각
칠성탱
모노레일 타는 곳
적멸보궁 가는 길, 양 옆의 눈 사람 모양의 석등
적멸보궁
내려 가는 길
세명의 할머니가 정담을 나누며 내려 가신다.
나에게는 적멸보궁 순례가 일생의 한번뿐일 정도로 큰일이지만 이 분들에게는 일상으로 느껴질 정도로 가뿐하게 다니셨다.
상원사, 눈이 더 쌓였다.
상원사 입구에 있는 관대걸이
눈이 이 만큼 왔다.
월정사 저녁예불을 위하한 법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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