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나무 길을 걸은 후 잠시 휴식을 취한 뒤 부도전과 동대 관음전을 다녀 오기로 했다.
내 앞을 빠르게 지나가는 젊은이들의 무리들이 부럽다.
눈 구경 왔는지 4시간 정도 걸리는 상원사까지 걸어 간다는 그들의 체력이 부러웠다.
일주문을 지난 후 천왕문에 이르는 길에 부도전이 있는 다름 사찰들과 달리 월정사 부도전은 사찰 후측면에 따로 떨어져 있다. 돌의 기운이 부족한 부분을 채우려고 그 곳에 모셨다고 한다.
눈이 앉은 전나무에 둘러 쌓인 부도전 광경은 정말 장관이다.
부도전에 오면 항상 인간의 삶이란 얼마나 짧고 빠르게 지나가는지 느끼게 된다.
수백년도 더 된 부도들 앞에서면 겸허해진다.
부도전을 들린 후 동대관음암에 가기로 했다. 암자 진입로에 들어서니 아무도 밟지 않은 눈길이 펼쳐졌지만 곧 누군가에 의해 추월당하고 좀 더 올라가니 눈치우는 차가 와서 눈을 싹 밀어 버렸다.
올라가는 길이 쉬워져 고맙기는 하지만 왠지 그림이 망쳐진 느낌이다.
행사가 있는 날인지 이 눈 온 아침에도 꾸준히 올라가는 사람들이 있었다.
월정사 사람 말에 의하면 40분이면 간다고 했지만 나는 훨씬 더 걸렸다.
관음암은 정말 자그마한 암자이다. 관광객도 신자도 많은 큰 절에 비해 서로가 서로를 아는 암자인 것 같았다. 이 눈을 무릅쓰고 올라 온 이방인을 따뜻하게 맞아주어 고마웠다.
부도전
관음암 진입로, 아직 아무도 눈을 밟지 않았다.
먼저 간 올라 간 분
눈 치우는 차, 순식간에 쉬운 길이 되었다.
이 분과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면서 올라갔다.
해우소
관세음보살
복도 측면에 모셔진 신중탱
산신각
산신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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