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 식사 후 병산 성원으로 향했다.
요즘 우리나라에서 만나기 힘든 비포방도로를 10분 쯤 달려야 하는데 길이 좁아서 나오는 차가 많으면 시간이 많이 지체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조금 걱정했었다.
지금까지도 도로포장을 하지 않고 버티는 그 꼿곳함이 조선의 선비들 같은 인상이다.
일요일이지만 다행히 차들이 많이 다니지 않아 지체하지 않았다.
병사서원은 두번째 가 보았다.
이 답사여행에서는 주로 내가 가보지 않은 곳을 가는데 병산서원은 가 본 곳이다.
병산서원의 첫 인상은 '상상보다 작다.'였다. 가기 전에 병산서원의 만대루에 대한 '찬양'을 너무 많이 듣고 가서 그런지 생각보다 작다는 생각이 들었었다.
두번째 인상은 '친근함'이었다. 두번째라 그런지 작다는 생각보다는 친근함이 앞섰다.
서원의 자랑인 배롱이곷이 피어 있기를 바랐지만 아직 때가 아닌지 꽃은 보이지 않았다.
강당의 대청에 앉아서 내려다 보는 풍경은 정말 좋다.
서원이나 향교 건물을 볼 때마다 느끼는 향수는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첫 화면에서 나오는 나레에션을 상기 시키다. ' A civilization gone with wind.'
산업사회가 도래하기 전 농업사회를 다스리는 완벽한(?)(신분사회를 유지시키는) 시스템이었던 유교를 숭상하던 조선은 서구 열강으로 대표되는 산업사회에 맥없이 무너져 재빨리 산업사회로 변신한 일본에 먹혀버렸다.
서원은 그런 조선 신분제의 핵심인 곳이었다.
이제 서원은 어떤 식으로 유지될까?
박제된 건축으로서만 남을 것인가 아니면 후기 산업사회에서 어떤 용도를 발견하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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