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제주에 갔다.
그동안 제주에 여러번 갔었는데 제주의 서쪽 지역은 별로 가지 않았었다.
이번에는 대정읍의 추사관에 가 보기로 했다.
내가 좋아하는 여행 예능인 알쓸신잡에서 추사관이 소개되었는데 단순한 형태의 박물관이 인상 깊었었다.
추사관은 대정의 오래된 읍성 안에 있었다.
왜구의 침략에 맞서 만든 읍성이라 그리 높지는 않지만 별 군사적 준비물없이 오는 왜구들 정도는 막을만한 것 같다.
내가 알기로는 추사기념관은 전국에 세개쯤 있는 것 같다.
본가인 예산과 말년을 보냈던 과천, 그리고 유배지인 제주이다.
이제 이 세곳을 모두 다녀 오게 되었다.
아마도 우리나라 역사상 전국적으로 세 곳에 기념관을 가진 다른 인물은 충무공 이순신 정도가 아닐까?
세 곳 모두 가지고 있는 진품은 별로 없지만 그의 일생과 당시 환경을 이해하기 쉽게 전시를 해 놓았다.
이 전시관의 특징은 한자 편지나 작문, 탑비 내용을 일일이 한글로 번역해 놓았다는 점이다. 둘러 보는데 시간은 걸리지만 그게 정말 좋다.
건축적인 면으로는 이곳 제주 기념관이 제일 특색있는 것 같다. 제주까지 와서 높은 건물 보고 싶지 않은 사람들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하는 건축이다. 겉으로는 1층 건물이고 대부분의 전시물은 반지하에 있다.
김정희는 비교적 근대에 가까운 인물이라 남아 있는 이야기와 유물이 많다. 그의 일생은 천재의 번득임과 노력과 고난으로 가득차 있어 매우 흥미롭다. 정약용과 마찬가지로 살아있을 때 정치적으로 성공해서 권력의 중심에 있었다면 이렇게 많은 작품을 남기지 못했을 것이다.
조선시대 선비는 고단한 지위에 있다. 공부도 잘해야 하고 글씨도 잘써야하고 문인화 정도는 어느 정도 그릴 줄 알아야 하고 정치도 잘해야 한다. 또 나이들어서는 책도 남겨야 한다. 정치인, 학자, 예술가, 작가의 역할을 해야 하는데 하나라도 잘 하기 힘든 종목이다.
추사는 이 많은 역할 중 정치적 이유 때문에 자신의 일생을 예술에 걸은 것 같다.
김정희 설명 : http://100.daum.net/encyclopedia/view/14XXE0010428
제주 추사관 홈페이지 : http://www.jeju.go.kr/chusa/index.htm
추사관 건축에 대한 설명 : http://blog.naver.com/leecorb/120121874022
예산 추사고택 방문기 : 2011년 http://blog.daum.net/gotemplestay/246
과천추사기념관 방문기 : 2015년 http://blog.daum.net/gotemplestay/410
건물이 세한도에 나와 있는 아주 간단한 건물 형태로 지었는데 주 전시관은 지하에 있다.
1층은 그저 출입구과 비어 있는 공간이다. 그리고 전시관의 공간을 늘이기 위해 지하로 들어갔다.
높은 건물보다는 낮은 건물이 제주의 지형에 맞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건축가가 설계한 것 같다. 승효상씨가 설계했다.
21세기 제주 건축의 유행인 미니멀리즘과 노축 콘크리트 콘셉의 건축이다.
전시관 입구가 지하로 들어 간다.
전시관 중앙에는 작은 강당이 있다.
알쓸신잡의 영상을 틀어 놓고 있다.
주 전시관이 지하에 있기에 답답함을 덜고자 지상까지 뚫리는 중정을 만들어 자연 채광이 들어 오게 해서 지하라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는다.
입구에 추사의 일생을 적어 놓았다.
영조글씨
복사본을 만드는 것보다는 탁본이 좋은 것 같다.
명사들의 댓글 놀이
선운사에 가서 이 비를 본 적이 있다.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와서 몰래 탁본을 해 가서 비가 훼손되어 스님들이 처음에는 탁본을 못하게 비에 기름을 발랐다고 한다.
그래도 해결이 되지 않아 복사본을 만들어 부도밭에 세우고 비는 따로 박물관에 보관했다는 웃지 못할 이야기도 들었다.
자연채광이 들어 오는 전시실
지상으로 올라 가는 계단
1층에는 달랑 김정희상 하나만 있다.
유배지로 나가는 길
제주의 전통 가옥은 지금까지 자세히 본 적이 없다.
한 30년 전에 성읍에 있는 민속마을에 간 적이 있는 데 당시에는 전통 가옥에 정말로 관심이 없어서 사진만 찍고 왔었다.
다시 복원한 추사 유배지를 보니 가옥 구조가 한반도와는 많이 다르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언제 성읍 민속마을에도 한번 가 보아야겠다.
부뚜막이 간단하다.
벽을 내어 반닫이를 올려 놓았다.
마루에 판문을 달았다. 아마도 강한 바람을 피하려 한 듯.
외벽이 이중이다.
서귀포건축문화기행이라는 코스를 최근에 개발한 것 같다.
아이디어는 좋은데 안내판이 너무 좋지 않다.
안내판 자체는 근사해 보이지만 햇빛에 반사되어 야외에서도 잘 보이지 않고 사진을 찍어도 잘 나오지 않는다.
안내판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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