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점심 식사 후에는 마지막으로 단종이 영월에 와서 기거했던 청령포를 갔다.
강물이 휘돌아 나가 삼면이 강으로 들러 쌓여 있고 한면은 높은 산으로 둘러쌓인 천혜의 유배지이다.
어떻게 이런 곳을 찾아 냈을까?
지금은 울창한 소나무 숲과 새로 건축된 한옥 만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단종의 비극을 생각하기에 숲은 너무나 아름답고 햇빛은 너무나 찬란하다.
새로 복구해 놓은 한옥마저 너무 고급스럽다.
현재 청령포 맞은 편은 잦은 수해 때문에 강변저류지를 만들고 수문을 달아 외떨어진 유배지로서의 이미지를 훼손 시키고 있었다. 심심유곡 처연한 유배지라기 보다는 새로 단장된 한강변 같이 느껴진다.
더구나 새로 지은 저류지 홍보관 앞에는 왠 가수가 마이크를 이용해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단종'이라는 관광 상품의 테마는 비장함과 비극적 최후 아닌가?
내가 관광 담당자였다면 최소한 청령포 시야에서는 모든 인공물을 치워 심심유곡의 이미지를 더 강화했을 것 같다.
17세의 단종은 이 곳 청령포에 오면서 무슨 생각을 했을까?
아무리 어리다고 하지만 왕손으로 태어나 제왕학을 배운 단종은 자신의 운명을 이미 알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자신이 죽어야 더 이상 신하들의 죽음이 이어지지 않을 거라는 것을 알고 있었을까?
단종을 위해 목숨을 버리거나 자신의 삶을 포기했던 선비들은 단지 성리학적 이상을 위한 순교자였을까 아니면 세종 개인에 대한 의리였을까?
하루 동안 아름다운 강원도의 산천을 만끽하면서 잠시 조선 시대로 돌아가 그들의 삶을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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