꽤 유명한 절이지만 이제야 가게 되었다. 우리나라 사찰들은 각각 유명한 포인트를 한가지씩 가지고 있다. 마곡사의 포인트는 5층석탑 위에 얹어진 풍마동이다. 통일신라 시기에 그 전형이 이루어진 우리나라의 석탑 형태 위에 생뚱 맞게 티벳탑의 축소판이 얹어져 있는, 우리나라에 하나 밖에 없는 탑이다.
그 풍마동이 우리나라 충청도의 사찰까지 흘러 오기까지 얼마나 많은 이야기들이 얽혀 있을까?
티벳은 우리나라보다 늦게 불교가 전래되었다. 티벳 왕조가 불교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때, 중국에서는 이미 교종을 넘어 선불교가 꽃을 피울때 였다. 티벳 왕조는 토론에 강한 인도의 불교와 중국의 선불교에서 갈등하다. 두 분파의 대표자를 불러 토론을 시켰다. 결론적으로 토론에 강한 인도분파가 승리해 티벳불교는 인도에서 건너간 불교가 우세해진다.
한편, 이민족으로서 중국대륙을 통일했던 원나라와 청나라는 통치 이념으로 불교를 사용하기로 했지만 피지배지들(한족)의 종교인 선불교를 따돌리고 티벳불교를 채택해서 북경에 티벳불교 사원을 많이 세운다. 이런 상황이 후에 현대 중국이 티벳에 대한 권리를 주장하는 이유 중 한가지가 된다. ( 물론 달라이 라마는 그 시절에 티벳은 복속된 것이 아니라 원나라나 청나라의 종교적 후원을 받았을 뿐이라고 주장한다.) 원나라의 지배를 받은 고려말 우리나라는 원나라의 영향을 받기 시작하면서 석탑에도 변화가 왔다. 그러나 고유 석탑 양식을 버리고 티벳탑을 따르기 보다는 거대한 티벳탑을 대폭 축소해서 석탑 위에 얹는 방식를 택한 것이다. 북경에 있는 묘응사 백탑과 모양이 같다. 다만 크기에 있어어서 큰 차이가 난다.
탑 상륜부 하나에 너무나 많은 이야기들이 들어 있다.
탑 http://en.wikipedia.org/wiki/Stupa http://en.wikipedia.org/wiki/Pagoda 중국 북경의 묘응사 http://en.wikipedia.org/wiki/Miaoying_Temple http://en.wikipedia.org/wiki/Tibet_Buddhism
요즘 지방자치제가 활성화 되면서 각 지방마다 관광 활성을 위해 이른바 '스토리텔링'이 유행인데 사찰도 예외는 아니어서 종교적인 부분과 함께 비종교적인 콘텐츠도 개발하고 있는데 마곡사에는 백범 김구의 이야기가 있다. 청년 시절 일본 순사를 살해한후 감옥에 갔다가 탈옥하여 마곡사에서 3년 정도 승려 생활을 한 적이 있다. 이런 역사적인 이야기를 시각화하기 위해 경내에 '백범당'을 세웠다. 몇 년전 사찰 배치도에는 없으니 최근 건물인 것 같은데 나무에 어떤 '트리트먼트;를 했는지 생나무라기보다는 오래된 나무처럼 보인다.
또한 전국에 몰아친 '걷는길' 광풍도 여기를 빗겨가지 않아 역시 '백범 명상길'과 함께 기존 등산로를 정비한 것이 눈에 띄인다.
인상 깊었던 것 중의 또 하나는 사찰 진입로이다. 효율을 중요시 하는 현대인의 입장에서 보면 '비효율적'으로 보이는 사찰 진입로가 고마웠다. 시원한 계곡을 따라 휘감아 돌아가는 진입로는 흔하지 않다. 이 길 끝에는 어떤 광경이 펼쳐질까하는 기대감과 오전에 상큼한 공기를 들이마신다는 실질적인 만족감을 주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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