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경기외 사찰

20121102 2. 장성 백양사

gotemple 2012. 11. 5. 12:48

내가 가지고 있는 백양사에 대한 지식은 '단풍'이 유명하다는 것과 우리나라 4대 총림 중의 한 곳이라는 것이다.

 

이번 답사에서는 백양사 들어 가는 입구에 있는 '쌍계루' 중점을 두었다.

쌍계루는 백양사 입구에 있는데 앞에 있는 물에 쌍계루의 그림자가 비추어 아름다운 풍경을 연출하고 있었다.

 

우리나라 모든 사찰이 그렇듯이 백양사에는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서려있다.

물론 스님들의 이야기도 있지만 백양사의 쌍계루에는 시대를 걸쳐 많은 선비들의 이야기도 숨어 있다.

 

고려 말 조선초에는 정몽주와 정도전의 이야기가, 조선 중기 대에는 선비 김인후(문묘에 배행되었다.)의 이야기가 묻어 있어 그들이 쌍계루에 남긴 글들이 전시되어 있다. ( 쌍계루는 최근에 복원 된 것처럼 보인다. )

 

멋들어진 시구로 남긴 '댓글'들은 뒷 사람들에게 세월을, 삶을 생각하게 한다.

 

누각 위의 두세 승려 안면이 익은데,

능력껏 전부터 내려 온 법을 지키니 좋아라.

청수의 간절한 요청을 절간이 전하면서.

포은의 시구는 목은 어른 값어치 늘였네.

일찍이 듣건대 기문은 환암이 베꼈다는데

이제 보니 수행자의 호는 우연히도 징이로군

아픈 몸 이끌고 느릿느릿 돌길을 지잔다보니

봄바람은 소년 시절 산에 올랐던 일을 저버리지 않았네. -김인후-

 

 

쌍계루에 집중하다보니 막상 백양사 전체를 구경하는데는 시간이 많이 할애하지 못했다.

백양사에서 가장 오래 되었다는 극락전을 중심을 재빨리 둘러 보았다.

다포형태의 공포와 맞배지붕 형태이다. 크지 않지만 강건한 느낌이다.

절을 나오며 돌아보니 새로 지은 듯한 만세루의 화반이 재미있다.

최근에 지은 절들은 화반의 모양을 다양하게 하는 것이 유행인듯한 데 만세루의 화반도 전통적인 꽃 모양이 아니라 다양한 장식으로 변형을 주고 있다.

 

쌍계루를 지나 나오며 부도전에 들려 소요대사 부도탑을 보았다. 가끔 부도전의 문을 잠그는 사찰도 있는데 이 절은 부도전을 개방하고 있었다.

조선시대에는 이른바 '종형 부도탑'이 유행했는데 소요대사의 부도는 말 그대로 '범종형'이다. 범종의 용뉴와 유두, 하대까지 세밀하게 묘사하고 있었다. 정말 특이하다.